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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는 이야기

화장실은 문화공간 의식 대전환1 (서울경제신문)

한국서 꽃피는 화장실 문화
여기 화장실 맞아?

오는 11월21일 코엑스에서는 세계화장실협회(World Toilet Association Assembly)가 창립총회를 연다.

다음날인 2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국제 화장실ㆍ욕실엑스포 2007'이 사흘간 열린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연이은 화장실 행사와 관련 "도대체 누가 혐오스런 화장실을 주제로 한 국제적인 모임을 만드느냐"고 말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누구든 먹은 것이 있다면 몸 밖으로 내보내야 우리 몸은 정상적으로 유지가 된다. 그래서 화장실은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공간이다.

그렇다고 화장실이 단순히 배설만을 위한 공간도 아니다.

옛날 중국에서는 삼상(三上)이라고 하여 인간의 생각이 활발해지는 장소를 세 가지 꼽았는데 그 것들은 잠자리에서의 침상(寢上), 말 위에서의 마상(馬上)과 더불어 변기 위의 측상(厠上)이다.

하루 10여분 깊은 생각에 빠질 수 있는 화장실이라는 공간을 '문화 섭취의 공간'이라 일컫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사람들은 화장실은 창피하고 더러운 장소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식사중 화장실 얘기를 하는 것은 어느 문화권에서든 큰 실례다.

이에 대해 김우태 세계화장실협회(WTAA)창립총회 조직위원회 대외협력국장은 "먹는 것과 내보내는 것이 뭐가 다르냐"고 반문한다.

화장실에 가는 것 역시 식사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활의 일부라고 이해하면 화장실 얘기를 꺼리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감출수록 더러워질 수밖에 없고 더 나아질 수 없는 것"이라며 "이제 화장실 얘기를 공론화 해 화장실 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 때가 됐다"고 말한다.

한 발 더 나아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 국민들에겐 화장실이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일 수도 있다. 화장실은 인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 시설이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와 '국제화장실ㆍ욕실 엑스포 2007'은 화장실을 생활공간으로 인식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생활 중심공간으로서 화장실의 의미를 제안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김 국장은 "세계 화장실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역할을 국내에 알려 우리 국민들이 화장실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자, 이제 그렇다면 독자 여러분의 화장실은 어떤가?

당신의 화장실이 '좋은 화장실'을 규정하는 기준(문화ㆍ휴식ㆍ배려가 있는 화장실)에 부합하는지 이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해보는 일도 흥미로울 듯하다.

 

 

서울경제신문 2007.9.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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