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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는 이야기

화려한 휴가를 보고나서~~

 

긴 여름 휴가의 막바지에 (남들이 거의 다 본)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눈물과 한숨 그리고 긴 침묵속에서 무거움을 느끼게 했다.


과거의 한 역사적 사실로만 인식하고 지식의 한 장으로만 생각하기엔 자신이 너무나 비열하고 무책임한 마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현대사에 아직도 남아 있는 현존인물을 사실대로 그리기엔 영화의 한계가 있었다.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생명(생존)의 가벼움을 느끼게 했고 그 존엄성에 대한 도전이 어찌보면 또다른 한 인간을 영웅으로 만드느냐? 반역자로 만드느냐?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 현실에서 그렇게 가볍게 처리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무자비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기에 더욱더 자기 합리화와 명분 그리고 숨겨진 악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전남도청을 사수하기 위한 시민들은 정의를 위하고 모든 주민들의 생존을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정신 속에서 지금 그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은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꿈이였으면 좋겠다” 한순간 죽음을 눈앞에 두고 식어가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니? 엄연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깊은 고뇌가 순간순간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영화의 “마지막신”은 죽은자들과 살아남은 한 여인의 모습을 결혼식 기념촬영 장면으로 보여주는데, 죽은자들은 모두가 환하게 웃고 행복한 모습인데 반해 여주인공(여인)은 슬픔과 우울한 모습으로 정리된다. 어쩌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것이 우리의 행복한 현실의 삶일 것이고, 또다른 한편으론 죽은자들의 용감하고 정의로운 사명감에 대한 행복한 웃음이 저변에 깔려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감독은 그 마지막 장면을 만들면서 우리에게 깊은 함축적 인상을 남기고자 했고 관객들에게 뭔가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갑자기 닥친 우리의 삶과 죽음 그리고 아무런 이유없이 희생되는 수많은 사건속에서, 지금의 우리는 안전을 과연 보장받고 있는 것인가? 지금 하늘을 그냥 바라보고 함께 웃으며 생각하고 이웃과 식사하고 술한잔 하는 것이 나 자신의 가장 행복한 사건일뿐 그 무엇도 바라는 것이 없는데, 그들의 명분을 위하여 민족, 전쟁, 종교를 건드려 최고의 권력자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욕망의 어두움을 우리는 그냥 당할수도 있다는 막연한 현실을 생각해 본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우리앞에 닥치는 고난은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작은 부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깨어있는 지식인이 있고 과거의 어두운 사실을 침묵에서 끄집어 내어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몫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우리자신의 양심을 걸고 살아가는 참다운 작은 인간의 자리에 있고 싶을 뿐이다.


한여름의 폭염과도 비교할 수 없는 치열했던 당시의 광주만큼 내면에 파도치는 격한 열정과 무서운 폭포속에서도 고요를 느낄만큼의 여유를 가질만한 크고 깊은 자아형성이 필요하리라....

 

 

2007.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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