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環景은 生命이다

지구온난화

지구 온난화 `돈 되는` 곳도 있다
북극 얼음 녹아 석유 개발 … 뉴질랜드선 포도주 생산

 

캐나다 서북부에 위치한 처칠은 10년 전만 해도 인구 1000여 명의 한적한 항구에 지나지 않았다. 물동량 부족으로 남아도는 항만시설의 일부가 미국 철도회사에 단돈 1달러에 매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이 항구에는 세계 곳곳으로 실려나갈 밀이 85만t이나 들어올 예정이다. 10년 전 물동량의 두 배 이상이다. 온난화로 바다가 얼어붙는 기간이 한 해에 3주가 줄어 그만큼 선박 운항 시간이 늘어난 데다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유엔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뉴질랜드가 2050년까지 계속 따뜻해져 농산물과 포도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비가 많이 내려 수자원이 풍부해지면서 수력발전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위크 최신호(16일자) 등이 "'인류의 재앙'으로 불리는 지구 온난화로 되레 이득을 보는 사람도 많다"고 보도하면서 든 사례의 일부다. 온난화로 인한 환경 변화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 얼음 녹는 북극권의 자원개발 가속화=북극권의 얼음이 녹으면서 석유업계는 자원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지역에는 전 세계 석유 자원의 25%가 미개발 상태로 얼음 아래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금 같은 온난화 추세가 20년 정도 더 지속하면 상당수 지역에서 얼음이 녹아 손쉽게 석유를 채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에너지 업체 가스프롬은 북극권의 슈토크만 가스전을 개발할 계획이며, 노르웨이도 북극지역 석유 탐사를 모색하고 있다. 어부들도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해에서 새로운 어장을 개척하고 있다.

◆ 농산물 생산과 질병 발생에도 영향=기후 변화로 농수산물 산지가 변하고 있다. 온난화로 캐나다에서는 바닷가재가, 아르헨티나는 커피 생산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시베리아에서 감자.사과.포도 등을 수확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도 서북부 라자스탄주는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강수량이 예년의 세 배나 되자 농민들은 밀.겨자 등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을 골라 재배했다. 그 결과 수확이 예년보다 90% 늘었다. 이를 제안한 공무원 수비르 쿠마르는 "우리가 자연현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기후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기온 상승으로 말라리아.뎅기열 발병이 늘 것으로 예상돼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회사가 주목받고 있다.

◆ 재해와 분쟁도 증가=뉴질랜드의 경우 농업 생산은 늘겠지만 홍수와 폭풍.산불의 피해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전염병이 창궐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온난화는 영토 분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캐나다와 미국은 이미 북극권에 접한 유콘과 알래스카 사이에 위치한 보포르 해의 해상 경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 일부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백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