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作心三日)의 계절. 공부·운동·금연 등 새해 세운 계획이 나태와 유혹으로 조금씩 흔들릴 때다. 그런 이들에 작심십년(作心十年)의 비결을 가르쳐 주겠다는 40대 공무원이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직장인 공부왕, 서울세관 세무운영과의 김성수(42) 주사보(7급)다.
"좀더 자고 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죠. 그럴 때마다 '너, 이것 밖에 안 되냐'고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그는 최근 직장인 교육업체 휴넷이 주는 '2006 휴넷 평생학습 어워드 대상'을 받았다. 직장 추천을 받은 '공부벌레 직장인' 342명이 경합해 거머쥔 상이다. 비결은 '하루 두 시간씩 꼬박꼬박'. 별 게 아닌 것 같지만 이를 10년간 거듭하니 5577시간이 쌓였다. 세 가지 외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가 유창하게 됐고 7종의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세무대학 졸업 후 평범한 공무원 생활을 하던 그가 늦깎이 공부에 빠진 계기는 1997년 여름이다. 일본에서 열린 세계관세기구 세미나에 참석한 것이 운명을 갈랐다. "영어.일본어는 꽤 한다고 생각했는데… 몇 마디 못하고 입이 붙어 버리더라고요."
어학 공부를 하려고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는 습관은 그때 시작됐다. "자명종이 울리자마자 벌떡 일어납니다. '5분만…' 하고 시계를 끄기 시작하면 결심이 무너지거든요." 씻지도 않은 채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선다. 경기도 부천 집에서 서울 강남의 사무실로 차를 몰면 6시 40분께 도착. 간단한 샤워 후 일본 NHK 뉴스를 반복해 듣고 온라인 회계 수업을 들으면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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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은 업무에서도 빛을 본다. 동료들은 '일본어 박사'로 통하는 그에게 일본 무역과 관련된 자료를 종종 들고 와 문의한다. 틈틈이 쌓은 경영학 지식도 다른 회사의 회계 장부를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온종일 일과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친구.동료와 어울릴 시간이 적다. 술.담배를 전혀 안 하는 그를 이해 못 하는 친구도 있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잖아요. 제겐 가족과 자기계발이 우선 순위인 것 뿐이지요." 이런 공부 매니어는 자녀 교육을 어떻게 시킬까.
그는 "몸소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교육방법은 없는 것 같다"며 "중학 2년인 큰딸이 저처럼 일본어 능력시험 1급 자격증을 땄고 영어도 전교 최상위권"이라고 자랑했다. 김 주사의 다음 목표는 5년 안에 일본어 동시통역사 자격증을 따는 것이란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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