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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는 이야기

폭포앞에 피아노

  • “폭포 앞의 대형 피아노, 이게 뭐지?”
  • 남양주 화도하수처리장 ‘피아노화장실’ 화제
    하수방류수 이용한 인공폭포와 어울리게 조성
    시민들 “기피시설을 즐기는 공간 만들어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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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옥 리포터(글·사진) junghyunok53@hanmail.net 
    입력 : 2007.10.02 23:36
    • 하얗고 아름다운 피아노 한 대가 물속에 발을 담그고 서 있다.

      건반도 있고 의자도 있고 치는 사람만 없는데 연신 피아노 음률이 울려 퍼진다.

      너무 커서 사람이 칠 수 없는 피아노. 높이 10.9m, 가로 18.8m의 피아노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확 트인 전망대가 나오고 91.7m 높이에서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리는 시원한 폭포수가 유리창을 통하여 눈앞에 다가온다. 뒤쪽으로는 S자형 물놀이시설과 하수 처리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학습전망대가 있다. 편안한 휴게실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빠져 차 한 잔이라도 마시고 싶어진다. 주변을 살펴보니 사람들이 ‘볼일’을 보고 있다. 이곳이 화장실이라니…. 처음엔 무슨 카페인 줄 알았던 사람들의 눈이 커지고 입가엔 웃음이 활짝 피어난다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화도하수처리장에 있는 이 화장실은 남양주시가 이색 화장실 설계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최우수작품을 선정, 금년 3월에 시공하여 지난 8월에 완공한 것으로 시예산 5억8000만원이 투입됐다. 하수방류수를 이용한 세계 최초 최고 높이인 인공폭포와 어울릴 수 있는 예술적이고 고품격의 화장실은 생태공원, 환경체험관, 물놀이시설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주고 아이들의 체험현장과 나들이 장소가 되고 있다. 자칫 혐오시설로 여겨질 수 있는 하수처리장이 고품격 관광자원으로 탈바꿈 된 것이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박태욱(37)씨는 “화장실 하면 더럽다는 기존의 개념을 뒤집고 하수처리장도 기피시설이 아니라 찾아와서 즐기고 휴식하는 곳으로 만든 것이 새롭다. 이곳에 와서 물의 정화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고 했다.

    이 피아노 화장실은 ‘전문가가 추천하는 한국의 아름다운 화장실 30선’에도 이미 올라있다. 연중 무휴로 개방한다. 화도하수처리장 ☎031) 590-8225 

    조선일보 2007.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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