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環景은 生命이다

팔당댐 33년-- 어종다양성 감소

[팔당댐33년 뒤틀린 생태계]  죽음의 호수엔 '퇴적물山'

 

2개 수중보 막혀 평균유속 1초에 고작 10cm

 

(2) 어종 다양성감소

 

 한강은 유역면적이 26.219㎢, 유로연장 481.7㎞로 전 국토의 27%에 달하며 남한강과 북한강으로 나뉘어 있다. 남한강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에서 발원하고 북한강은 휴전선 이북의 단발령이 발원지로 양대 지류는 남양주시 능내리 두물머리 부근에서 합류돼 한강 본류를 형성, 팔당호를 거쳐 서해로 흘러들어간다.


 팔당호는 발전과 용수공급을 목적으로 건립된 인공호수로, 각 하천의 유역면적은 남한강이 60%, 북한강 37%, 경안천이 3%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강의 주요 하천은 가평천, 조정천, 묵현천이며 남한강은 청미천, 양화천, 혹천 등이다. 팔당댐 건설이후 팔당호는 33년동안 호수화되면서 급격한 생태변화가 일어났다. 팔당호에 퇴적물이 쌓여 수질이 악화되면서 환경부 보호어종인 두우쟁이를 비롯해 뱀장어, 쉬리, 배가사리, 갈겨니, 돌상어, 눈동자개, 퉁가리, 칠성장어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고 어종 또한 팔당댐 아래 중·하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팔당호안에서도 상·하류간 어종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어류의 서직지 보존이 비교적 잘되어 있는 남·북한강 합류지점(상류)인 양평군 두물머리 인근은 깨끗한 물에서 서식하는 어종이 많은 반면 댐 부근은 오염에 내성이 강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또 북한강 지류인 가평천과 조정천의 경우도 매우 인접해 있는 하천이지만 어종이 크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청평댐으로 물길이 막혀 서로 독립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당댐~잠실수중보(2급수)에는 피라미, 버들치, 밀어가 출현하고 있으며 잠실수중보~신곡수중보에서는 2급수 이하에서 서식하는 누치, 살치, 강준치, 붕어, 잉어, 끄리가 발견되는 등 수질 변화에 따라 서식 어종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두 군데 수중보로 인한 평균 유속이 1초에 10㎝로 한강이 `죽은 호수'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염에 내성을 가진 물고기만 늘어나 어류의 다양성이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한강을 찾는 새의 종(種)도 바뀌는 등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특히 남·북한강 주변 지자체가 지난 96년부터 치어 방류사업을 계속 벌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팔당호 어종은 30여종에 불과하다. 대부분 방류 어류가 오염에 내성이 강한 어종들로 구성돼 있을 뿐 아니라 댐으로 인해 한강 중·하류와 어종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오염원 그대로' 자정능력 상실

 

우리나라의 강은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해 강물이 빨리 흘러내려가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강우량이 많을 때는 홍수가 일어나고 비가 적을 때는 물이 부족해 곳곳에 댐을 건설,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댐 건설외에도 수중보나 하구둑 등의 설치가 크게 늘어 자연적인 구조와 기능을 갖춘 강과 하천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댐은 그동안 전력생산, 용수공급 등 경제적 측면에서 큰 이익을 가져왔으나 유수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해 호수화를 가속시키고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자체적으로 생성된 오염물질이 그대로 머물러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역내 생태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댐 건설, 호수화가 문제

대형 댐 건설에 의해 형성된 호수들은 대체로 하천의 중·하류에 위치하게 되고 주로 폭이 좁고 길이가 길게 늘어져 흐르는 하천 형태를 띠게 된다. 반대로 댐 상류 지역은 전체가 호수 유역으로 되기 때문에 광범위한 저수면적 뿐 아니라 유수의 흐름이 거의 없게 된다. 이는 곧바로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댐 건설로 물 흐름이 막히게 되면 장기간에 걸친 호수화 과정을 통해 부영양화 등 부패되어 가면서 자정능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 호수화는 또 퇴적물의 이동을 차단한다. 댐은 각종 오염원과 퇴적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아 호수 바닥에 유기물이 함유된 퇴적물을 축적, 수질 오염으로 직결된다.

북한강은 상류 평화의 댐부터 하류 팔당댐(150㎞)에 이르기 까지 평균 30㎞ 마다 댐이 건설돼 수계 전체가 거대한 호수로 변해 오염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초 환경부의 수질 조사결과 팔당호는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1.3ppm으로 지난 1999년(1.5ppm)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1급수(1ppm 이하)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호수화를 거치면서 동·식물성 플랑크톤의 증가로 인한 녹조현상과 부영양화가 수질오염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당호에 살고 있는 어종은 잉어, 붕어, 누치, 참마자, 중고기, 돌고기, 몰개, 강준치 등 오염에 내성이 강하거나 대부분 고인 물에서 사는 정수성 어류들이다.

 반대로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수변부에 주로 서식하는 돌마자, 점줄종개, 새코미꾸리, 은어, 밀자개 등은 이미 멸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호수화는 줄, 애기부들 등과 같이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몸체는 물 밖으로 내어놓은 정수식물이 번성, 전체 수역에서 많이 서식하는 대칭이, 말조개, 펄조개 등 조개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어방류가 능사는 아니다

한국수력원자력(주)가 지난 2000년부터 2년간 실시한 `팔당댐 어도 설치 타당성 검토용역' 보고서는 한강 하류부 및 팔당호내 어종조사 결과 뱀장어, 은어, 두우쟁이 등 대표적 회유성 어종과 중고기, 모래무지, 동자개, 꺽정이, 얼룩동사리 등 14종은 감소 또는 멸종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양평, 가평, 남양주, 광주 등 팔당 수역내 7개 시·군과 함께 지난 1996년부터 해마다 감소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어족 보호를 위해 뱀장어, 동자개, 메기, 대농갱이 등 치어를 방류하는 `내수면 자원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방류된 치어는 모두 3천968만마리로 71억3천만원이 투입됐으며 올해도 뱀장어, 참게, 쏘가리 등 153만 마리를 방류할 계획이다.

그러나 어류 방류사업이 실질적으로 생태환경 복원 및 어족 보호에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04년 `팔당상수원 수질개선 및 삶의 질 향상대책'에서 치어 방류사업은 어종의 유전자 자원을 단순화하거나 인위적인 교란상태를 조장할 위험이 있어 수역 생태환경의 복원 및 보전에 순기능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치어방류의 목적상 어류채집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인근 주민들의 경제성을 보장해 주기 위한 취지도 강해 지속적인 어족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청평내수면생태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단기간내 어종 확대 및 보호를 위해서는 치어방류 사업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임에는 틀림없다”며 “그러나 수역내 생태물들이 자연적인 순환·이동·서식을 통해 생태복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인일보 2006. 7. 10일자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