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環景은 生命이다

팔당호 수질 개선 놓쳤다.

BOD만 잡으려다 수질 개선은 놓쳤다   팔당호 수질 좋아졌다 하지만 …

 

'물관리 종합대책 등의 시행으로 한강 등 4대 강 수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환경부가 2월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이다.

 

 환경부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수치로 보면 서울 등 수도권 2000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 수질은 1998년 1.5ppm에서 2004년 1.2ppm으로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질이 개선됐다는 것은 BOD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본지가 최근 13년간의 팔당호 수질 측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질소.인 등 다른 오염물질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OD를 제외한 다른 모든 항목은 팔당호 수질이 10여 년 전에 비해 나빠진 것이다.



◆ 얼마나 왜 나빠졌나=COD는 93~95년 평균 2.3ppm에서 98~2000년 3ppm으로, 2003~2005년에는 3.4ppm으로 많아졌다.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을 나타내는 엽록소a도 93~95년 물 ㎥당 13.1㎎에서 2003~2005년 19.2㎎으로 늘어났다. 비료 성분인 질소.인이 늘어나면서 식물플랑크톤이 더 많이 자라고 있다는 의미다. 3년단위로 평균치를 비교한 것은 연도별로 강수량.일조량 등의 차이에서 생기는 오차를 줄이고 장기적인 추세를 보기 위해서다.

팔당호 수질이 나빠진 원인은 팔당호 유역에 오염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팔당호 유역의 인구는 90~2003년 70%가 늘었다. 소.돼지 사육 두수는 19%, 공장은 354% 늘었다. 건축물도 90년 7만 개에서 2003년 12만 개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오.폐수 발생량이 41%나 증가했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수질개선 목표를 BOD 줄이기에만 맞췄다. 이를 위해 하수처리장을 짓고 운영하는 데만 힘을 기울였다. 93년부터 2005년까지 한강수계 수질개선사업에 투입한 10조1867억원 가운데 92%를 하수 처리에 쏟아부었다. 낙동강 등 다른 수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반면 농경지나 도로 등에 흩어져 있다 호수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이나 축산폐수 등에 대한 대책은 소홀했다. 이화여대 박석순(환경공학과) 교수는 "상수원인 팔당호 물은 COD와 암모니아(질소).세균 등 세 가지를 잘 관리해야 하는데 환경부가 세 가지 모두 잡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강원대 김범철(환경학과) 교수는 "하수처리장을 짓지 않았으면 수질이 더 나빠졌을 것"이라며 "정책 실패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환경부가 진단과 처방을 제대로 못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안전성에 문제없나 = 당장 팔당호 수질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가 문제다. 식물플랑크톤이 대대적으로 번식하면 고도(高度) 정수 처리시설을 갖춰야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다. 물에서 악취가 나거나 염소 소독제와 유기물질이 반응해 유해물질이 생길 수 있다. 환경부도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수계의 각 지자체에 수질오염 총량관리제를 서둘러 도입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수질기준 개선작업도 진행 중이다.

환경부 홍준석 수질보전국장은 "정부의 수질관리 정책이 지금까지 BOD 줄이기에 치중한 것은 사실"이라며 "수질관리 지표(指標)를 질소와 인, 식물플랑크톤 농도 등 부영양화 지표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하수도 시설에 대한 투자비중을 91%에서 69%로 낮추는 대신 그동안 소홀히 다루었던 농경지.도로 등의 오염물질 관리, 호수의 부영양화 관리, 수생태계 복원 등에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BOD=미생물이 물속의 유기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산소의 양. 미생물이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유기물질의 양을 파악하는 지표다.

◆ COD=화학물질로 물속의 유기물질을 분해할 때 소비되는 산소의 양. 일반적으로 BOD에 비해 더 높은 값을 보인다.

◆ 고도 정수 처리시설=상수원수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일반적인 정수 처리시설에 활성탄.오존 처리시설 등을 추가한 정수시설.

◆ 수질오염 총량관리제=오염물질 배출량이 늘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해당 지역의 개발을 허용하는 제도.

◆ 부영양화=물 속에 질소.인 등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성분이 많아지고 식물플랑크톤이 대대적으로 번식하는 현상. 질소.인 성분은 농경지의 비료나 축산폐수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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