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마케팅은 디지로그
LG경제연 “기계는 디지털, 정서는 아날로그”
북한의 한 할머니가 휴대전화 화면을 말없이 바라본다. 화상 휴대전화 화면 속의 또 다른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를 지그시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가 역시 촉촉하다. 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지만 느린 화면 가득히 그리움이 묻어난다. 최근 사람들의 마음에 여운을 남긴 SK텔레콤의 TV 광고 '북한 화상전화' 편이다. 이 광고는 최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도 추억과 향수, 그리움 등 아날로그적인 정서에 대한 욕구는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디지로그(Digilog) 마케팅'의 하나다.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에서 이름을 딴 디지로그 마케팅은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 정서를 융합시키는 흐름에 마케팅 기법을 접목한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12일 내놓은 '2006년 주목할 감성 마케팅 키워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디지로그 마케팅을 비롯해 펀(Fun) 마케팅과 웜(Warm) 마케팅이 감성 마케팅의 새로운 패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세 가지 마케팅은 사람의 머리가 아닌 마음에 호소하는 감성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보고서는 "앞선 기능과 디지털 이미지만을 내세워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디자인이나 컬러 등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묘한 매력의 디지로그 마케팅=MSN 메신저 최신판에는 '잉크' 대화 기능이 추가됐다. 키보드 대신 자필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필름 카메라의 수동 기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도 대표적인 디지로그 제품이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필름 와인더를 감아야 하고 셔터 스피드와 초점을 조절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매니어층으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찰칵''드르륵' 등 사진을 찍을 때 나오는 소리가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웃음 주는 펀 마케팅='쓰바(SSBA)' 팬시용품은 욕을 연상시키는 엽기적인 이름과 독특한 디자인 컨셉트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흥미와 재미'를 앞세운 제품들이 올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됐다. LG경제연구원 이연수 선임연구원은 "신세대 소비자들은 펀 마케팅에 열렬히 반응한다"고 했다. ◆따뜻한 감성의 웜 마케팅=지난해 선보였던 LG싸이언 광고에 남녀 모델로 나선 탤런트 원빈과 김태희는 일상처럼 꾸밈없이 대화를 나눈다. 별것도 아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들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지켜보면서 소비자들은 편안함을 느낀다. 웜 마케팅은 자연스럽게 감성에 호소하는 따뜻한 마케팅을 말한다. 보고서는 웜 마케팅은 한국인의 대표 정서인 '정(情)'이라는 감성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고 평했다. 서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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