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葉浮萍大海 人生何處不相逢(일엽부평귀대해 인생하처불상봉)
물위에 뜬 부평초가 큰 바다에 이르듯, 인생은 어느 곳에서든지 만나게 되지 않으리. <丁冠>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양지된다. 세상사 늘 양지만도 없고 영원한 음지도 없는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내가 칼자루를 쥐고 있지만 내일 저 자리에서 내가 칼날을 쥐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것이 인생이다. 이렇듯 수시로 입장이 변하는 인생이니 모름지기 박하게 살 일이 아니다. 처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접을 상대에게 베풀 수 있으면 좋다. 설령 최선의 대접은 못할지라도 상대의 가슴에 못을 박지는 않을 일이다. 다음에 다른 자리에서 그가 칼자루를 쥐었을 때, 나에게 은혜를 느끼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적개심을 갖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벼슬자리에 있다고 해서 늘 귀하지도 않고, 일반 백성이라 하여 언제까지나 비천하지도 않다.”
입장이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의 갑이 내일의 을이 될 수 있다. 을이 갑에게 잘하는 것은 능력이다. 반면 갑이 을에게 잘하는 것은 덕이다. 능력만이 아니라 덕도 갖출 일이다. 자기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군자는 남의 약점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지 않고 또한 남의 잘못에 편승해 궁지로 몰지 않는다. 군자는 스스로 능한 바로써 남을 어려움에 빠뜨리지 않고, 또한 남의 능하지 못한 바로써 그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다. 남의 약점에 편승하는 것은 인(仁)이 아니다.
원한이 어찌 밝게 드러나겠는가, 드러나지 않은 원한을 대비해야 한다.
<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