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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사는 이야기

가을여행

 

모든것을 뒤로하고 

하고 싶은 여행을 위해 훌쩍 떠나는 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젊음이라고 인정 될 때는 그것이 아주 쉬운일이고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건만,

나이를 들면서 주변환경에 속박된 삶이 하루라는 짧은 여행한번도 쉽게 허락되지 않음에 대하여 모두가 인정하고 한편으로 그리 쉽지않음에 패배감마저 들것이다.

 

변샘이랑 계획한 가을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정말 조금은 용감하게,조금은 과감하게 자신을 이기는 작업이였다. 

 

둘만의 시간들이 가을을 맞이 하기에 아주 적당한 시간이였다.

10월24일 우리가 꿈꾸는 필드의 경험과 강원도의 절경을 한껏 담아 오리라는 기대감으로...

 

처음으로 가보는 백담사는 깊어가는 가을에 만난 분위기에 전율이 올 정도로 삶의 깊은 내면을 말해주었다.

계곡을 가득메운 돌탑들이 인간의 소망을 담은듯 무질서속에 정돈된 사람들의 마음이리라.

 

만해 한용운님의 흔적을 만지기가도 하듯 우린 깊은 호흡과 신선한 물한모금으로 백담사의 저무는 저녁을 즐겼다. 많은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과 여유를 위해 왔을것이라 생각하면서...

 

따뜻한 대추차 한잔을 하고 작은 마을버스에 몸을 기대어 언제 또다시 이곳을 찾을지 모를 약속없는 시간을 정하고 아음속 깊은 이곳의 4계절 풍경을 그려 보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흔적을 자랑이라도 하는듯 안내된 문구가 나에게는 정치나 치열한 인간들의 싸움터에서 도피된 아주 작은 한 인간으로써의 최종 보루라는 생각과

공감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나 자신도 어쩌면 도피코자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불쑥 이곳을 다시 찾아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둠을 뒤로하고 속초로 향했다.

간단히 마신 막걸리 탓에 약간의 취기를 버거워하며,

다시 분위기 있는 이탈의 밤을 보내기 위해 바닷가 어느 회집으로 발길을 옮기고 진한 쏘주 한잔을 기울이며 둘은 깊숙한 우정을 더욱 곤고히 하였다.

 

설악산의 단풍이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주변풍경은 참으로 좋았다.

바닷가 어느 조용한 루에서 앞바다와 뒷 설악산을 두고 자연과 함께 한 우리 선조들의 풍요로운 정신적 향연에 동감하며, 푸르고 맑은 바다바람을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우리에게 일상에서의 떠남은 또다른 삶의 긍정을 만들어 준다고 말하고 싶다.

피부로 느끼는 가족의 소중함과 내 주변의 사람들을 다시한번 생각케 하고 나를 다시 가라앉히며 일상에서의 충실한 삶을 약속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내년 가을은 또다른 느낌으로 올것 같다.

이제 가을을 지나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훈훈함이 있는 자신을 만들어 가는데 중심을 두어야 겠다.

 

 

 

 

 

 

 

 

 

 

 

 

세상의 일에 너무 민감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좀더 체계적으로 사람과의 일정도 자신과 가족을 위한 배려와 희생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건강함이 주변을 행복하게 한다는 간단한 진리도 다시금 깨닭게 한 시간이였다.

 

200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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