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環景은 生命이다

물관리 정책 유기물관리 위주 벗어나야..

유기물관리 위주 벗어나야...

 

 

지금까지 우리나라 환경보전정책의 역사는 물 관리 역사라고 할 수 있고, 물 관리 중에서도 수질관리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환경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에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자연환경 중에서도 물은 인간에게 가시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일 먼저 환경문제로 인식되어져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1970년대 초 물 오염이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문제로 등장하게 되었다.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하천에 대량으로 방류되어 하천의 물이 썩으면서 역겨운 냄새가 나고 물고기가 폐사하고 물 색깔이 시커멓게 변한 것을 본 사람들은 환경문제는 곧 물 오염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중앙정부만 25년간 25조 투입


이러한 인식 때문에 환경문제가 처음으로 발생한 197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수질관리가 환경보전정책의 주류를 이루어 왔다. 이러한 사실은 [그림1]에서 보는 것과 같이 중앙정부의 환경부문 예산 중 물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큰 비중이 말해주고 있다.


   
▲ [그림1] 연도별 물관리 예산의 투입
환경청 개청 초년도인 1980년 환경부문 전체예산 453억 원(환경부 예산 121억 원) 중 90%에 해당하는 409억 원이 물 관련 예산이었고, 2004년에는 그해 전체예산 3조2천323억 원(환경부 예산 1조4천519억 원) 중 69%에 해당하는 2조2천299억 원이 물 관련 예산이었다. 1980년 환경청 개청 이후 2004년까지 25년 간 정부의 환경부분 예산 총액은 경상가격으로 33조4천665억 원이며, 그 중 물 관련 예산은 75%인 25조2천672억 원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눈 여겨 볼 점은 이 예산의 대부분이 생활하수 처리를 위한 투자라는 것이다. 2000년 물 관련 예산 2조1천689억 원 중 76%인 1조6천462억 원이, 2004년에는 총 3조2천323억 원 중 61%인 1조9천710억 원이 생활하수 처리를 위한 예산이었다. 지금까지 정부의 수질환경보전정책의 초점은 우리나라 3대 점오염원의 하나인 생활하수 처리에 맞추어져 왔다.


생활하수 처리 책임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산업폐수 처리의 거의 모든 책임을 사업자가 부담하며, 축산폐수 처리 책임의 일부를 국가가 부담하는, 현재의 점오염원 관리체제가 25년간 지속되어 온 것이다. 정부의 이와 같은 생활하수 처리에 대한 집중투자의 목표는 처음부터 현재까지 오로지 하천과 호소의 수질을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즉 유기물의 농도만을 기준으로 한 ‘Ⅰ급수’로 만드는 것이었다.


   
▲ 지금까지 정부의 수질환경보전정책의 초점은 우리나라 3대 점오염원의 하나인 생활하수 처리에 맞추어져 왔다
일반적으로 물의 용도는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생태계 유지용수 및 위락용수 등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각종 용수의 용도 적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용수별로 여러 개의 수질기준 항목을 설정하고 항목별 농도의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 모든 기준 항목에 대해 가장 깨끗한 물을 ‘Ⅰ등급’, 가장 깨끗하지 않은 물을 ‘Ⅴ등급’과 같은 방식으로 다섯 등급으로 나눈다.


예를 들어 하천의 경우 ‘생활환경’ 항목으로 pH(수소이온농도), DO(용존산소), BOD, SS(부유물질) 및 MPN(총대장균군수)를 정하고, 각 항목에 대해 등급별로 최대 허용 농도를 정하고 있다. 생활환경 Ⅰ등급의 경우 pH 6.5∼8.5, DO 7.5mg/L 이상, BOD 1.0mg/L 이하 및 총대장균군수 50MPN/100mL 이하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 수질관리는 이들 항목 중 유기물(BOD)만을 기준으로 Ⅰ등급 수질을 달성하면 된다는 외눈박이 정책이었다. 유기물의 최대 발생원인 생활하수 처리에 물 관련 예산의 대부분을 투입한 것도 이러한 정책방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유기물 감축 위주 정책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 [그림2] 4대강 주요지점의 연평균 BOD(2005년)
당초 계획했던 수역별 유기물 수질항목에 대해 그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그림2]에서 보는 것과 같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섬진강 등 4대강 유역 주요 수역의 유기물 농도는 0.5∼4.5mg/L로 유기물 농도만을 기준으로 할 때는 Ⅰ등급 내지 Ⅲ등급의 수질을 보이고 있다.


유기물 농도 감축에만 주력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주요 수역의 현재와 같은 유기물 수질항목의 농도가 의미하는 것을 분석해서 향후 수질관리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난 25년간 수질관리는 오직 유기물 수질항목 농도 하나만을 감축하기 위한 정책으로, 막대한 재원을 계속해서 투입하면서 ‘앞으로 언제까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유기물의 농도를 더 줄여야 할 것인갗 하는 것이다.


BOD는 물에 있는 유기물의 양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로, 유기물은 호기성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물에 용해되어 있는 산소를 소모하여 물의 DO를 감소시킴으로서 수중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황산염, 질산염 등으로부터 황화수소, 암모니아, 메탄가스 등 악취물질을 발생시키며 물의 색깔을 검게 하여 혐오감을 일으킨다.


다시 말하면 유기물은 물에 있는 산소를 소모하여 DO 농도를 떨어뜨림으로서 생태계 보전용수로서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또는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물에 대해서는 유기물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가에 따라서는 수질환경기준 항목으로 BOD를 직접 설정하지 않고, 다만 DO의 지표로서 BOD를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물에 있는 용존산소의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기물뿐만 아니라 수온, 염도, 유속의 영향을 받는 산소의 폭기량, 식물플랑크톤이나 규조류 및 수중식물에 의한 광합성 등이 용존산소의 공급원이 되고, BOD의 생물적 분해, 암모니아나 금속의 산화, 수중 생명체에 의한 호흡 등이 DO의 소비자가 된다. 다시 말하면 유기물은 DO의 공급자와 소비자 중 소비자의 하나에 불과하다.


수역에 따라서는 DO가 유기물의 농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때가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유기물과 DO와의 상관관계를 조사·분석하여 적정한 수준으로 생유기물의 농도를 감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06년 3월에 수립된 미국 플로리다 주 세인트존 강 상류지역의 DO 총량관리계획은 DO 농도를 연중 5.0mg/L로 유지하기 위해 BOD을 2.0mg/L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 [그림3] 월별 DO와 BOD와의 관계(왕숙천, 2005)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림3]에서 보는 것과 같이 큰 경우에도 DO의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예를 들어, 한강유역 팔당댐과 그 상·하류의 경우 BOD는 0.6∼3.4mg/L, DO 농도는 16.6∼7.5mg/L의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한강하류 잠실지점의 경우 BOD가 0.8mg/L(8월)일 때 DO농도는 7.5mg/L이었으나, BOD가 3.4mg/L(3월)일 때 DO농도는 14.7mg/L로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하천과 호소의 DO는 유기물보다는 수온이나 수중생물 또는 총인(T-P)과 총질소(T-N)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질관리정책 전면 재검토 필요


위와 같은 분석결과는 이 시점에서 현재의 BOD 감축 위주의 수질관리정책의 재검토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전국의 수역을 수계별, 유역별, 용수목적별 및 지자체단위별로 적정하게 구획하여 수질관리 ‘대상수역’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대상수역은 가능하면 소규모로 하는 것이 좋다.


   
▲ 현재와 같이 생활하수 방류수의 병원성 미생물 허용농도를 대상수역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30만 개/100mL 등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수역의 병원성 미생물 수질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
대상수역이 넓어지면 일시에 수질관리에 필요한 자료의 양이 많아지고, 실행에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사업기간이 장기화된다. 또한 대상수역이 두 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걸칠 경우 지방자치단체간에 배출허용량 또는 삭감량의 배분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대상수역이 정해지면 대상수역별로 수질목표를 설정한다.


수질항목별 수질목표는 대상수역의 용수목적에 따라, 대상수역별로 각각 다르게 설정되어야 한다. 유기물의 경우에도 그 농도는 DO와의 관계에서만 의미를 가짐으로 대상수역에 따라 각각 다르게 설정되어야 한다. 즉, 현재와 같이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을 5개 등급으로 구분할 것이 아니라, 대상수역에 따라 ‘2mg/L 이하’, ‘5mg/L 이하’, ‘10mg/L 이하’ 등과 같이 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들을 계산해 내기 위해서는 BOD 외에 DO의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BOD의 범위는 작아도 1mg/L 이상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팔당댐의 경우 BOD 농도가 반드시 1.0mg/L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2mg/L 이하 또는 3mg/L 이하이면 DO와의 관계에서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에는 이러한 목표치를 기준으로 하여 대상수역별로 현재의 유기물의 농도를 대비시켜 추가적인 유기물 감축 필요 여부와 정도를 결정한다. 이렇게 분석한 우리나라의 모든 대상수역에 대한 BOD의 수질목표와 현재의 실재 수질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조사와 분석 등 방대한 작업을 필요로 하지만, 여기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4대강 본류의 대부분을 포함한 대상수역의 상당부분이 BOD 수질목표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DO의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에도 유기물 수질목표 중 물의 냄새나 색깔, 성상 등이 혐오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을 만족시켜야 할 경우에는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수질관리계획을 수립할 때는 반드시 적정한 비용편익분석(BCA)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은 대상수역의 수질항목별 목표수질 설정의 환경적 타당성 외에 경제적 타당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유역 팔당호의 BOD의 농도를 왜 2.0mg/L가 아닌 1.0mg/L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가?’, ‘그 환경적인 타당성의 근거는?’ 그리고 ‘그 경제적인 타당성은?’ 이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변할 수 있을 때만 BOD 농도 1.0mg/L가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의 연평균 농도가 1.3mg/L인 팔당댐의 수질을 1.0mg/L으로 감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재원과 인력이 소모되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재원이 더 소요될 것인가? 만약 팔당댐에 대해 1.3mg/L라는 수치나 1.0mg/L라는 수치가 의미하는 것이 동일하다면, 우리는 수 조 원에 달하는 귀중한 재원을 불필요한 곳에 낭비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지금까지의 BOD 위주의 수질관리정책에 대한 검토가 지금 당장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병원성 미생물 수질관리 ‘시급’


그리고 우리나라의 수질관리정책은 유기물 수질항목의 기준을 재검토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많은 노력과 재원을 투입한 결과 우리는 BOD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 [그림4] 한강의 분원성 대장균 오염
그러나 우리는 그 동안 BOD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병원성 미생물이나 총인(T-P)과 총질소(T-N)에 대한 대책을 소홀히 해온 결과 우리나라의 하천과 호소는 [그림4]에서 보는 것과 같이 수인성 병원 미생물이 득실거리고 영양염류로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다. 특히 병원성 미생물은 생활용수와 위락 친수용수 사용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가장 시급한 대책을 필요로 하는 수질항목이다.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대책은 대상 미생물의 결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총대장균군수(MPN)를 병원성 미생물의 유일한 지표 수질항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병원성 미생물 지표로서 총대장균 대신 분원성대장균(Faecal coliform)이나 에세리키아(Escherichia) 또는 엔테로콕사이(Enterococci) 박테리아 등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소한 총대장균과 분원성대장균을 함께 병원성 미생물 지표로 사용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병원성 미생물 지표항목이 정해지면 대상수역별로 용수목적에 따라 병원성 미생물의 수질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생활용수의 경우 분원성대장균군수는 20개/100mL, 위락용수인 경우에는 200개/100mL 등과 같이 정할 수 있다.


병원성 미생물의 수질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체 오염원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병원성 미생물의 발생량 및 부하량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사결과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생활하수나 축산폐수와 같은 점오염원에 대한 대책이 선행되게 된다.


현재와 같이 생활하수 방류수의 병원성 미생물 허용농도를 대상수역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30만 개/100mL 등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수역의 병원성 미생물 수질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 그리고 합류식 하수관거와 같이 병원성 미생물 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점오염원 성격의 발생원에 대한 대책도 가능한 경우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수질보전정책은 지난 25년간 오직 BOD 감축 목표만을 추구해 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러나 수역에 따라서는 개발로 인한 유기물 발생량의 증가가 유기물 감축량을 웃돌아 할 수 없이 2002년부터 수질오염물질 총량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총량관리제도는 목표가 되는 오염물질의 최대 허용량을 정하여 오염물질을 감축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총량관리체제 아래서는 Ⅰ급수니 Ⅱ급수니 하는 일률적인 수질기준 대신 대상수역의 용도에 적합한, 각각 다른 수질기준을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총량관리계획의 수립에는 비용편익분석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총량관리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유기물 관리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 정리하고, 그 동안 소홀히 했던 병원성 미생물이나 총인(T-P)과 총질소(T-N)에 관한 대책에 눈 돌릴 때다. 이러한 일은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이익은 커지고 손해는 작아진다.

 

                                                                 출처 : 워터저널 전문가제언 (김동욱 강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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