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물의날을 맞아....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인간 생명과 직결되는 물을 이용하고 다스리는 치수(治水)와 이수(利水)는 역사적으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로 여겨져 왔다.
정부는 2011년 전국적으로 약 7억9000만t의
물이 모자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광역급수체계 등을 확충해 지역 간 물을 최대한 나눠쓴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3억4000만t의 물이 부족하며 이 같은 부족분은 지하수 개발이나 소규모 농업용 저수지 건설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란 계획이다.
정부는 2001년 수립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서 2011년 물 부족 규모를
18억t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이, 이는 댐 건설을 위해 물 부족을 과다하게 늘린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서자 추정치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물을 아껴 써서 물 부족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그러나 소득 증가와 주거형태의 변화 및
도시화로 인해 물 사용량 줄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물 사용량을 계획대로 제때 줄이지 못한다면 우리는 몇 년 이내에 정부가 예측한
것보다도 더 심각한 물 부족을 겪게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머지않아 물 부족이 지구상의 가장 심각한 재앙이 될 것으로 우려해
국가 안보 차원의 수자원 확보 대책을 마련 중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393억t짜리
싼샤(三峽)댐을 건설했고 일본은 전국에 200여
개의 소규모 댐을 건설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1990년 이후 단 한 개의 댐도 완공하지 못했다. 새로운
수자원 개발은, 물 사용을 줄이는 수요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정부와 환경단체가 수요 추정을 놓고 줄다리기나 할 정도로 한가하게 대처할
때가 아니다.
최근 극심한 기후 변화에 따라 가뭄과 홍수의 빈도가 늘어나고 피해 규모도 갈수록 커지는 경향이다. 단순히 물을 아껴
쓰는 수요관리나 수해 방지 대책으로는 이 같은 대규모 재해에 대비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국제인구행동연구소가 정한 물 부족(water stress)국가다. 수자원 확보는 짧은
시간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다음 세대에게 물이 모자라 고통을 겪는 나라를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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