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만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특허청에서 공무원의 '철밥통' 이미지도 곧 사라질 겁니다."
전상우(53세) 특허청장은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다부진 표정으로 특허청의 변신을 화두로 꺼냈다. 전 청장은 지난달 31일 특허청 차장에서 청장에 올랐다. 개청 29년 만에 첫 내부에서 승진한
청장이 된 것이다. 특허청에 성과 위주의 다면 평가시스템을 도입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는 "평가 결과가 2~3년 축적되면 고과가 최하위권인 부류가 나타날 것"이라며 "도저히 가망 없다고
생각되는 한두 명은 직권면직시키겠다"고 말했다.
전 청장은 고위 공무원은 물론 중간.하위직 공무원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분 보장이 된 공무원 사회에서 그럴 수 있느냐'는 반문에 그는 법규를 조목조목 들이댔다. 직무수행 능력이 떨어지거나 근무 성적과 태도가 불량한 공무원에게 국가공무원법(70조 1항 5호)에 따라 대기명령을 내리고, 대기하는 동안 근무성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임면권자 직권으로 퇴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1500여 명이 일하는 특허청에서 29년간 직권면직으로 옷 벗은 공무원은 한 명도 없다. 전 청장은 "직권면직되는 공무원 수가 한두 명일
수 있지만 동료 직원이 험한 꼴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분명히 풍토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은 이미
조직별 평가를 조목조목 하기 시작한 터여서 조직 평가 점수를 '까먹는' 동료에 대한 주변의 눈치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전 청장은 중앙 행정기관으로는 처음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는 5월을 특허청 경영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인사와 예산을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재량권이 커지면 '칼 같은' 성과 위주의 평가를 통해 신상필벌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성과급은 최상위 S등급부터 A.B.C 등급으로 나뉘어 S등급은 월 급여의 100%를, 최하위인 C등급은 8%를 받는다. 책임운영기관
전환 이후 등급 간 격차를 더 벌리고, 성과급도 다른 정부기관보다 큰 폭으로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이달 19억원의 성과급을 우수 평점을
받은 직원들에게 분배했다. 19억원을 더 마련해 하반기에도 나눠주기로 했다.
전 청장은 "지난해 김종갑 전 청장(현
산업자원부 차관)이 6시그마 경영기법을 도입해 노력한 덕분에 얼마 전 정부혁신기관 1위에
올랐다"면서"미국과 유럽의 특허청을 경쟁 상대로 삼아 계속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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