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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 동

필요한 인간인가

많은 시간이 흘러 전환점이라는 생각에 잡게 된 몇권의 책이 있다.

그중 "필요한 인간인가"에 대한 공감과 긍정이 자판을 움직이게 한다.

 

- 한상복 엮음(2015년 4월 초판)

- 발타자르 그라시안(1601 스페인)

-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1613년 프랑스)

- 장 드 라 브뤼예르(1645 파리)

 

스스로가 '큰인물'이 못된다는 것. '딱 이만한 사람'일 뿐이라는 진실을 숱하게 터지고 깨지면서야 깨달았다.

학교 공부와는 달리 인생공부의 결과가 아직은 채첨이 끝나지 않는 쪽으로 분류되는 것도 큰 위안이다.

내가 약한 존재임을 알기에 더욱 조심하며 실력을 길고닦을 수밖에 .

약하기 때문에 더욱 단단해질 여지가 있는 것이다.

 

성인군자들의 냉정이란 마음의 불안과 동요를 가슴속 깊이 수믹는 기술이 뛰어남을 말한다.

후회한다는 것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뉘우쳐서 그런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것이 내게 돌려줄 화가 두렵기 때문이다.

공격과 모욕은 다르다.

공격은 잘못에 대한 것인 반면, 모욕은 그의 됨됨이에 대한 것이므로 당하는 입장에서 한층 치욕스럽다.

 

(아인슈타인이 남긴말)

낙관주의자는 어디서든 녹색신호를 본다.

비관주의자는 어디서든 붉은 신호를 본다.

그러나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들은 색명이다.

 

대부분의 물고기나 고래, 폥귄의 공통점은 등이 검푸르고 배는 밝은색이라는 것이다.

이유가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검푸른 등짝의 색과 짙은 바다색이 뒤섞여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밑에서 봐도 양상이 비슷하다. 배쪽의 밝은색과 하늘의 햇살이 어울려 티가 잘 나지 않는다.

이처럼 주변 환경과 색의 조화를 이뤄 몸을 은폐해 방어하는 것이다.

이를 발견한 화가 테이어(Thayer)의 이름을 따서 '테이어의 법칙' 이라 부른다.

내가 약할때에는 강한 적과 맞서 싸우는 것보다는 도망치는것이 현실적으로 더 이로운 선택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할 일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끝낸일은 거듭해 설명하지 않는다.

침묵은 스스로를 보호해 주는 방퍠막이며 마침내는 진정한 승리를 몰고온다 - 그라시안

 

지금까지 만난 멘토 가운데 큰 가르침을 주었던 분들은 대개 과묵했다.

 

당신에 대한 헛소문을 잠재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것에 대해서 모르는척 하는 것이다.

맞서 싸우고 반론할수록 사람들은 당신을 믿지않고 비방한 상대는 교모한 만족감을 느낄것이다. - 그라시안

 

옛그리스인들이 지식의 최고단계에 일컬었던 '메티스(metis)에 이르는길과 비슷한... 오랜 관찰과 경험 끝에 이뤄내는 지혜의 상태..

이런경지도 처음엔 자기 취향을 알아채지 못한 채 남을 무작정 모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따라쟁이'는 절대 창피한 노릇이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번씩 가족에 대한 양가감정의 레일위에서 희망과 절망의 롤러코스트를 탄다.

기쁨과 보람을 느끼다가도 돌연 가족이 부담스럽고, 왜 나만 이렇게 희생해야 하는것인지 억울해서 화가난다.

함께 살아가면서도 서로에게 이방인이 되고 있다는 슬픈 징후다.

 

평온하고 즐거워 보이는 겉모습이 우리를 속여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평화를 상상하게 만드는 동안,

가정에서는 불신과 혐오로 인한 풍파가 일어난다.

그 비밀을 외부인들이 냄새 맡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 라 브뤼예르 -

 

'동소체(Allotropes)'라는 말이 있다.

같은 원소로 이루어졌으나 모양이나 성질이 다른 물질을 일컫는다.

예를들면 숯과 다이아몬드, 흑연이 그렇다.

숯과 다이아몬드는 그 원소가 똑같은 탄소다.

하지만 하나는 검은 목탄 덩어리에 불과하고 다른 하나는 찬란한 빛을 내는 값비싼 보석이다.

탄소가 땅속 깊은곳에서 높은 온도와 엄청난 압력을 견뎌내면 다이아몬드가 되고 그냥 타버리면 숯이 된다.

4개의 탄소원자가 치밀하게 결합된 아이다몬드는 경도가 매우 커서 지구상의 어떤 물질보다도 강하다.

반면 흑연은 3개의 탄소원자가 벌집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는데 결합이 무척 약하다.

 

가족은 동소체와 많이 닮았다.

같은 원로 이루어져 있지만 서로 다른 모양과 성질을 가진, 식구라는 각각의 모습을 하고있다.

가족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장해 가는 유기체인 모양이다.

돈키호테 고집에서 벗어나 서로가 같으면서도 다를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성장이라는 곧 '다름의 수용'임을 알게 된다.

 

큰 목재를 뜨겁게 가열한 뒤에 산소의 공급을 차단하면 셀룰로스가 본해되어 산소와 수소가 모두 빠져 나가고 남은 탄소가 뭉쳐진 검은 숯이 만들어진다. 숯은 연기나 화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장작이나 낙엽보다 훨씬 깨끗하고 좋은 연료가 된다.

 

친구가 행복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우리가 기뻐하는 것은 선량함도 아니고 우정 때문도 아니다.

이번에는 우리가 행복하게 될 차례가 왔다든가, 또는 친구의 행운 덕으로 뭔가 좋은 일이 있겠지 하고

우리의 가슴을 설례게 하는 '자기애' 때문이다. - 라 로슈푸코 -

 

오늘의 친구가 내일은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

우정을 저버린 친구에게 경솔하게 약점을 잡혀 그가 나중에 손쉽게 싸움을 걸어오지 않도록 조심하라.

하지만 적에게는 늘 화해의 문을 열어 두어라,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관용의 문을  -그라시안-

 

중국의 한 학자는 친구를 이렇게  표현했다.

"영화를 누릴때의 친구는 패망할 때의 적수이고, 비천할 때의 친구는 부귀해지면 적이 된다.

그러므로 친구는 일시적인 것이다(마수취안 '모락의 즐거움' 중에서)

친구는 삶을 함께하며 고락을 나누는 동반자이지만 경쟁자, 심지어는 가장 위협적인 적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적이라고 반드시 물리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살다보면 진실이 가장 통하지 않는 상대가 가까운 사람들, 특히 가족일 때가 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다른 의견을 내세우면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여긴다.

비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옳든 그르든 상관없이 다른 의견을 말했다는 사실만을 공격한다.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누군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아도 내색하지 않으며 반대 의견이 나와도 침묵을 지킨다.

그리고는 말을 알아듣는 소수의 사람에게만 자기 생각을 말한다.

 

일도양단(一刀兩斷) - 이것아니면 저것

선택을 잘한다는 것은 포기할 대상을 신중하고 섬세하게 선별해 낸다는 의미다.

열정보다는 냉정, 즉 이성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불행을 전파하는 사람을 피하고 행운을 누리는 사람과 어울린다. - 그라시안-

진정한 친구란 뒤통수 치지않고 면전에서 나를 아프게 찌를수 있는 사람이다 - 오스카 와일드 -

 

 

"어떻게 때를 기다릴 것인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들으면 누군가의 쓸쓸한 뒷모습이 연상된다.

스페인이 낳은 첼로의 성자 파블로 카잘스.

11살때 처음 첼로를 배웠는데 3년만에 스승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1889년 바르셀로나 헌책방에서 200년 이상 잠들어 있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필사본 악보를 발견하고 가치를 알아볼 만큼 놀라왔다.

카잘스는 25살에야 이 '불명의 명작'을 완전한 형태로 연주해 세상에 공개했다. 12년 동안의 기다림을 거친 뒤였다.

카잘스는 96세 생을 마감할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을 한것으로 유명하다.

 

 

아무 문제없다고 안심한 날이 어이없게도 가장 위험한 날일 수 있다.

자신 만만해 할때가 가장 공격받기 쉬운 때이다.

운명의 여신은 우리가 경계심을 보이면 움직이지 않다가 전혀 예기치 못한 날을 선택해 공격하기 때문이다. -그라시안-

 

행운을 꿈꾸지 않는 이가 없는 것처럼 자신이 못나기만 했다고 행각하는 사람 역시 없다.

잘난 구석이 별로 없는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관대하며 스스로를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바라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예상해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라시안-

 

'던바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영국의 문화인류학자 로빈 던바 교수가 주창한 것으로, 발이 아무리 넓고 사귀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숫자는 150명이 최대라는 의미다.

던바 교수는 원시 부족 구성원의 평균수가 150명 안팎이라는 사실을 발견해 이를 근거로 던바의 법칙을 주장했다.

 

인기 연예인이 아닌데도 SNS친구가 1천명이 넘는 사람이라 해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은 150명 정도이며, 인간적으로 소통하는 대상은 20명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나는 인간적으로 소통하는 20인의 친구에 얼마나 포함되어 있을까로 바꿔 생각해 보자....

 

'귀사물엄(歸師勿掩)'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돌아가는 군대에겐 적절한 퇴로를 열어줄 필요도 있다는 의미다.

하루속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염원으로 일치단결한 장수와 병사들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죽기살기 일격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패배한 상대방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은 인간성의 차원이기도 하지만 승자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발로이기도 하다.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아가는 우리들 대부분은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심정으로 안정된 삶, 평온한 생활을 갈구한다.

하지만 그토록 꿈꾸는 안정과 평화는 모래언덕 저편의 신기루일지도 모른다.

안정이란 갈등과 스트레스가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삶의 무게와 그것을 짊어질 수 있는 능력 사이의 오묘한 균형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도 흔들리는 걸음으로 그 미묘한 균형을 잡아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야심이나 사랑처럼 강렬한 감정만이 모든 감정을 압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전혀 대단치 않게 보이던 귀찮음이 때론 모든 감정의 우두머리를 차지한다.

귀찮음은 삶의 중요한 야망과 실천을 침식해 버린다.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모든 열정과 미덕을 파괴하고 좀먹게 한다. -라 로슈푸코-

 

불교에서는 8만 4천가지 인간의 고통을 8개로 압축했다.

그가운데 4가지가 생로병사(生老病死)이고 나머지 4개 가운데 하나가 원증회고(怨憎會苦)다.

원증회고란 '싫은 이를 만나는 괴로움'을 의미한다.

{신뢰 받기를 원한다면 머저 기꺼이 주어야 한다}

 

누군가와 새로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규칙을 만들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좋은사람'이기 위해 규칙을 조정해 그의 기대 수준에 맞춰주다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에야 관계의 파탄을 선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주고 받는다.

 

우리는 가장 빨리 잊어야 할 일을 가장 오래 기억한다. 기억은 언제나 우리의 의지를 배신해, 고통스러웠던 일은 또렷하게 생각나는데 즐거웠던 일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골치 아픈 기억을 치유하는 최고의 약은 망각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망각이라는 뛰어난 약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그라시안-

 

"백기사 신드롬 White knight syndorme" 아라는 말이 있다.

다른 이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집착하고 깊이 개입하는 것.

얼핏 보기에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도우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대에게 지나치게 개입해 '이기적인 목적'을 이루려고 한다.

상대를 장악해 통제하고 조정하려는 것이다.

상대를 독차지하려는것. 그것을 관심과 사랑이라고 믿는다.

심리학자들은 자존감이 떨어져 열등감에 사로잡혔을 때 주변에 대한 강렬한 조종 욕구가 일어나며,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바닥에 떨어진 자존감을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 한다고 분석한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야누스는 두얼굴을 갖고 있었다. January(1월)의 어원이기도 하다.

행복과 불행 역시 야수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

둘은 언제나 한 몸체이다. 따라서 '불행 끝 행복 시작' 같은건 없으며 행복속에 불행이, 불행속에 행복이 있다.  세상또한 그렇다.

 

프랑스의 지성 자크 이탈리는 저서 <살아남기 위하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선 제대로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에 대해 충분히 의식하고 자신의 운명에 대해 중요성을 부여하며 자신을 부끄러워 하거나 증오해서는 안 된다.

남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자신에 대해 정확히 정의 내리기 위해 자신에게만 의지해야 한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인생 1막은 죽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겨라.

고전에 힘입어 우리는 더 깊이 있고 참다운 인간이 된다.

 

인생 2막은 살아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세상의 좋은 것들을 즐겨라.

조물주는 우리 모두에게 재능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고, 때로는 탁월한 재능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주었다. 그들에게 다양한 지식을 얻어라.

 

인생 3막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보내라.

행복한 철학자가 되는 것만큼 좋은 인생은 없다.    -그라시안-

 

 

2015. 8.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