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예술이 되다... 시민을 위한 배려다.

1. 메인타워 예술이 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신문로 신사옥이 거대한 예술작품으로 탄생했다. 내부는 세련된 화랑 분위기를 연출하고 외벽은 디지털 캔버스가 돼 밤마다 아름다운 영상으로 도심을 수놓는다.

금호아시아나 본관(Main Tower)은 2006년 11월부터 약 2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완공돼 22일 입주가 완료된다.

기존 사옥(금호아시아나 1관)과 신문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연면적 약 6만㎡, 높이119.5m, 지상 29층, 지하8층의 규모로 건물 내외부에 혁신적인 설계와 디자인이 적용됐다.

정면에서 보이는 건물의 외관은 상승과 포용을 의미하는 부드러운 곡선이 돋보인다. 남쪽인 건물의 뒷면에는 폭 23m, 높이 91.9m 규모의 LED를 설치해 야간에 화려한 색상의 다양한 영상들이 건물 외벽에 흐른다.

↑본관전경

건물의 유리 외벽과 내부의 3대의 엘리베이터 뒷 벽면 사이에 막대 형태의 LED 소자 6만9000개를 붙여 넣어 디지털 캔버스를 만든 것이다.

'모카(MoKA-the Museum of KumhoAsiana)'라는 이름의 이 디지털 캔버스는 LED를 이용한 영상 가운데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금호아시아나는 앞으로 매일 밤 4시간씩, 매주 5개의 작품들을 담아 모카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26개의 영상작품들을 만들어 놓았다. 서울의 영문 알파벳에 단청 색깔을 입힌 '플립 S.E.O.U.L', 부채 패턴 위를 종이비행기가 날아다니는 '종이 비행기', '한글 훈민정음' 등이다. 모카는 신문로의 남쪽 방향인 남산3호터널, 덕수궁, 시청 쪽에서 잘 볼 수 있다.

↑본관 '모카'

모카의 디자인과 컨텐츠 제작을 맡은 홍익대 디자인학부 이정교 교수는 "모카는 무한의 디지털 상상공간이자 문화, 창의, 미래를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서울시민, 그리고 세계와 소통하는 아름다운 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인타워의 건축 외장재는 도예가 신상호의 아트타일 작품을 활용하고 로비에 설치예술가 존 폴 필립의 작품을 설치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메인타워의 주변 공간에 조명, 음향, 벽천(壁泉) 시설을 갖추고 시민들에게 개방하여 건물 앞을 오가는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2. (도시가 꾸는 꿈) 금호아시아나 신사옥 신축현장

우제길 외 3인,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신사옥 신축현장 가림막, 2006

뚝딱뚝딱 365일 공사가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 밋밋한 공사현장 가림막이 미술과 결합하면서 도시경관을 바꾸고 있다. 일명 ‘아트펜스’다. 그 중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제2사옥 신축현장에 설치된 아트펜스는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제길, 이영희, 이성자, 하인두 등 국내작가 4명의 작품 7점을 프린트한 가림막은 무미건조한 도시의 풍경을 바꿀 뿐 아니라 나무로 된 쉼터까지 제공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신문로 거리의 특성과 공사장 앞 버스정류장을 의식한 "배려"다. 사이사이에 작은 풀꽃도 가지런히 심어 삭막한 건설현장의 느낌을 지운다. 밤이면 환한 조명까지 들어와 ‘공사장 앞 갤러리’에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글 윤민용·사진 정지윤기자〉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6-08-06 18:36